초보자를 위한 빵 고르는 방법, 맛있게 먹고 보관하려면 이렇게

빵집 앞에서 멈칫하게 되는 이유
얼마 전 동네 빵집에 들렀는데, 진열대 앞에서 꽤 오래 서 있게 되더라고요. 식빵, 바게트, 크루아상, 치아바타, 단팥빵까지 종류가 너무 많아서 그냥 손이 가는 대로 담기 쉬웠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먹어보면 어떤 빵은 바로 먹을 때 정말 맛있고, 어떤 빵은 다음 날 더 퍽퍽해져서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빵은 다 비슷해 보여도 재료와 수분감, 지방 함량에 따라 맛있게 먹는 타이밍이 꽤 다릅니다. 예를 들어 바게트처럼 겉이 단단한 빵은 당일의 바삭함이 중요하고, 식빵처럼 촉촉한 빵은 보관 방식에 따라 2~3일 뒤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달콤한 크림빵이나 생크림이 들어간 빵은 냉장 보관이 필요하지만, 모든 빵을 냉장고에 넣는다고 맛이 오래가는 건 또 아닙니다.
그래서 빵을 살 때는 ‘지금 먹을 빵인지’, ‘내일 아침에 먹을 빵인지’, ‘며칠 나눠 먹을 빵인지’를 먼저 생각하면 실패가 줄어듭니다. 솔직히 빵 고르는 일은 취향 문제 같지만, 조금만 기준을 세우면 훨씬 만족스럽게 살 수 있습니다.
빵 종류별로 고르는 방법
식빵은 촉촉함과 결을 보면 됩니다
식빵은 가장 자주 먹는 빵이라 오히려 대충 고르기 쉽습니다. 좋은 식빵은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천천히 돌아오는 탄력이 있고, 잘랐을 때 속결이 너무 거칠지 않습니다. 우유식빵이나 생크림식빵처럼 지방과 수분이 많은 제품은 부드럽고 고소하지만, 샌드위치용으로는 너무 눅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침 토스트용이라면 너무 달지 않은 기본 식빵이 좋습니다. 잼이나 버터, 달걀, 햄처럼 곁들이는 재료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그냥 찢어 먹을 빵을 찾는다면 우유식빵이나 탕종식빵처럼 촉촉한 제품이 만족도가 높습니다. 한 봉지에 보통 400~500g 정도라 1~2인 가구라면 처음부터 절반은 냉동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바게트와 치아바타는 당일 식감이 중요합니다
바게트는 겉껍질이 얇고 바삭하며, 속은 너무 질기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손으로 들어봤을 때 지나치게 무겁고 축축한 느낌이면 기대한 바삭함이 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가볍고 속이 비어 있는 느낌이면 먹을 때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치아바타는 올리브오일 향과 쫄깃한 속결이 매력입니다. 샌드위치로 먹을 계획이라면 기공이 너무 크지 않은 제품이 편합니다. 구멍이 크면 소스가 아래로 흐르기 쉽거든요. 바게트와 치아바타는 실온에서 하루가 지나면 식감이 빠르게 떨어지니, 남은 것은 얇게 잘라 냉동해두고 팬이나 오븐 토스터에 데워 먹는 편이 좋습니다.
달콤한 빵은 속재료를 먼저 확인합니다
단팥빵, 소보로빵, 크림빵처럼 달콤한 빵은 겉모양보다 속재료가 중요합니다. 단팥빵은 팥앙금이 지나치게 달면 빵의 고소함이 묻히고, 크림빵은 크림 양이 많아도 느끼하면 한 개를 다 먹기 부담스럽습니다. 특히 생크림이나 커스터드가 들어간 빵은 구매 후 오래 들고 다니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크림이 들어간 빵은 10도 이하 냉장 보관이 권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냉장고에 오래 두면 빵 부분은 딱딱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런 빵은 많이 사두기보다 먹을 만큼만 사는 게 가장 맛있습니다. 행사로 3개, 5개 묶음 할인을 보면 혹하기 쉬운데, 달콤한 빵은 하루 이틀 안에 먹을 양인지부터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빵을 맛있게 보관하는 방법
빵 보관에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냉장고입니다. 많은 사람이 빵을 오래 두려고 냉장 보관을 하는데, 사실 식빵이나 바게트 같은 기본 빵은 냉장고에서 더 빨리 퍽퍽해질 수 있습니다. 전분이 차가운 온도에서 노화되면서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무난한 방법은 당일이나 다음 날 먹을 양만 실온에 두고, 나머지는 냉동하는 것입니다. 냉동할 때는 한 번 먹을 분량씩 나누는 게 중요합니다. 식빵은 2장씩, 바게트는 2~3cm 두께로 썰어서 밀폐하면 꺼내 먹기 편합니다. 냉동실 냄새를 막으려면 랩으로 한 번 감싼 뒤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 당일 먹을 빵: 종이봉투나 통풍되는 용기에 잠시 보관
- 다음 날 먹을 식빵: 밀폐 후 실온 보관
- 2일 이상 둘 빵: 먹을 만큼 나눠 냉동 보관
- 생크림·커스터드 빵: 제품 안내에 따라 냉장 보관
냉동한 빵은 자연해동만 해도 먹을 수 있지만, 살짝 데우면 훨씬 맛있습니다. 식빵은 토스터에 바로 넣어도 되고, 바게트는 겉에 물을 아주 살짝 묻힌 뒤 오븐 토스터에 3~5분 데우면 바삭함이 어느 정도 살아납니다. 전자레인지는 빠르지만 수분이 한쪽으로 몰려 질겨질 수 있어 짧게만 쓰는 편이 낫습니다.
빵을 더 맛있게 먹는 조합
빵은 같이 먹는 재료에 따라 한 끼 식사가 되기도 하고 간식이 되기도 합니다. 식빵 한 장은 대략 120~160kcal 정도인 경우가 많고, 버터와 잼을 더하면 금방 250kcal 안팎이 됩니다. 크루아상은 버터가 많이 들어가서 한 개에 250~350kcal 정도인 제품도 흔합니다. 숫자를 너무 빡빡하게 따질 필요는 없지만, 빵만 먹었는데도 은근히 든든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아침 식사로 먹는다면 단맛만 있는 조합보다 단백질을 더하는 쪽이 오래 갑니다. 식빵에 달걀프라이와 치즈를 올리거나, 치아바타에 닭가슴살과 토마토를 넣으면 카페 샌드위치 느낌이 납니다. 바게트는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수프와 잘 맞고, 호밀빵은 크림치즈나 훈제연어처럼 풍미가 강한 재료와 어울립니다.
근데 집에서 먹을 때 가장 쉬운 조합은 버터를 얇게 바르고 팬에 굽는 것입니다. 겉면이 노릇해질 정도로만 구우면 오래된 식빵도 꽤 괜찮아집니다. 여기에 꿀을 조금 뿌리면 디저트처럼 먹을 수 있고, 소금 한 꼬집을 더하면 단맛이 덜 질립니다.
빵 살 때 은근히 놓치기 쉬운 것들
빵집에서는 향이 강해서 판단이 흐려질 때가 많습니다. 갓 구운 냄새가 나면 다 맛있어 보이거든요. 하지만 집에 가져와 먹는 순간까지 생각하면 조금 다르게 고르게 됩니다. 이동 시간이 길다면 크림이 많은 빵보다 식사빵이 안전하고, 바로 먹을 수 없다면 바게트보다 식빵이나 베이글이 낫습니다.
또 하나는 포장 상태입니다. 따뜻한 빵을 비닐에 바로 넣으면 김이 차면서 겉이 눅눅해질 수 있습니다. 바삭한 빵은 종이봉투가 낫고, 촉촉한 빵은 식은 뒤 밀폐하는 편이 좋습니다. 작은 차이 같지만 다음 날 식감이 꽤 달라집니다.
개인적으로 빵은 많이 사두는 것보다 맛있게 먹을 만큼만 사는 쪽이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동네 빵집을 이용한다면 자주 사 먹는 시간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어떤 집은 오전 식빵이 좋고, 어떤 집은 오후에 나오는 바게트가 더 맛있습니다. 그런 작은 패턴을 알아가는 재미까지 있어서, 빵은 단순한 간식보다 생활에 가까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